1930년대 독일신학자와 김교신

퍼시픽 루터란 대학의 (Pacific Lutheran University) 역사학 교수 로벗 에릭센 (Robert P. Ericksen) 은 히틀러를 지지한 독일 신학자들 (Theologians Under Hitler [New Haven: Yale University Press, 1985]) 이라는 책을 1985theologian-under-hitler1년에 출판하였고, 이책은 DVD로도 (2005년) 발매되고 있다. 에릭센은 이책에서 히틀러를 지지한 세명의 독일 신학자를 소개하고 있다: 신약성서 학자 임마누엘 히어쉬 (Emmanuel Hirsch), 게르하르드 키텔 (Gerhard Kittel), 그리고 신학자 폴 알하우스 (Paul Althaus). 알하우스는 히틀러가 독재자로 등극한 1933년 히틀러를 “하나님의 선물” (The gift and miracle of God) 이라고 극찬하였고, 히어쉬는 히틀러를 “신의 축복” (sunrise of divine goodness) 이라고 찬양하였으며, 키텔은 나찌 독재정권으로 하여금 유대인 학살의 도덕적 명분을 제공하였다. 키텔은 유명한 신약성서사전 (Theological Dictionary of the New Testament) 의 저자이기도 하다.

물론 1930년대 당시 나찌정권에 저항한 독일 고백교회나 (The Confessing Church) 신학자들도 있었다 (D. Bonhoeffer). 그러나 에릭센이 보여주는 것처럼, 1930년대의 대부분의 독일교회와 신학자들의 실망스러운 태도는 우리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지게 한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수 있는가? 불의한 세상의 권력과 폭력에 대하여 교회와 신학자는 어떤 응답을 해야하는가? 히틀러가 독재자로 등극한 1933년 당시 한국의 신학자 김교신은 성서조선 48호 에서 다음과 같은 응답으로 새해를 맞이하였다:

1933년도 또한 암흑이 더욱 심하고 공중 권세 잡은 자들의 횡행함이 극에 달할지 모른다. 그러나 새벽이 캄캄한들 얼마랴. 의의 태양이 떠올라 안개가 지면에서 흩어질 것이 눈앞에 보인다. 살구나무 가지를 바라보던 예레미야와 같이 새해를 맞이하는 아침에 하나님 말씀에 우리의 귀를 기울이자.

김교신은 인간 히틀러를 찬양하는 세명의 독일 신학자와는 달리, 하나님의 말씀과 하나님을 찬양하고 있다 (의의 태양). 내 개인적으로 이런류의 찬양을 “영광의 찬양” (Doxology) 이라고 부른다. 1933년의 한국인들은 일제의 식민지 아래에서 여전히 고통을 당하고 있었던 시기다. 따라서 김교신이 말하는 “암흑”이나 “공중 권세 잡은 자”는 아마도 일본 제국주의를 지칭하고 있는 것 같다. 따라서 김교신과 히틀러를 지지한 세명의 독일 신학자들을 비교하는 것은 그리 적절하지는 않다. 왜냐하면 김교신은 “공중 권세 잡은 자”에 의해 지배를 당하는 피지배자 이지만, 세명의 독일 신학자는 “공중 권세 잡은 자”로서 지배자를 대표할 수 있다. 하지만 지배자이건 피지배자이건 신학자로서 시대에 맞게 적절한 하늘의 목소리를 대변해야 하는 사명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베땅이의 노래 가 소개한 김교신에 대한 동영상을 여기에 올린다.

김교신에 대한 관련된 글은 다음을 참고하라:

베땅이의 노래  김교신

성서와 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