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자료와 역사적 예수: 도올 김용옥과 함께 하는 심포지움 “Q복음서와 한국교회”에 대한 응답

크리스찬 투데이 고준호 기자는 지난 2008년 5월 28일 “이번엔 Q복음서 들고나온 도올 김용옥 교수” 라는 제목으로 김용옥 교수, 이정배 교수, 유태엽 교수, 김명수 교수, 채수일 교수가  예수의 어록으로 불리는 Q자료에 대한 토론 (감신대 1백주년 기념관) 심포지움을 소개하였다. 고준호 기자의 보도에 의하면, 김용옥 교수는 “Q자료가 한국교회의 재건을 위한 초석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Q에 대한 글을 썼다고 한다. 김명수 교수는 “Q가 가장 진솔하게 역사적 예수를 말하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두분이 Q가 부활이나 기적보다는 예수의 “말씀”을 강조하는 Q자료의 특성을 역설하는 반면, 채수일 교수는 “교권과 현실 교회를 말씀만으로 개혁할 수 있다는 도올 선생의 말씀에 현실적으로 동의하기 어렵다” 고 주장하였다. 

내용을 다시 정리하면 이렇다. Q자료가 예수의 최초어록 또는 역사적 예수에 가장 가까운 예수의 말씀과 기독교의 본질을 보여주기에 한국교회를 새롭게 갱신하는 초석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주장은 다음의 두가지 문제를 먼저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1. Q 어록이 역사적인 예수를 가장 잘 보여준다는 전제에 대한 문제제기가 그것이다. 역사적인 예수라는 말의 의미는 과연 무엇인가? 사복음서는 역사적인 예수를 보여주는데 실패하고 있는가? 예수를 이야기하는데 있어서 부활 사건을 경험한 (?)또는 부활을 고백하는 초기기독교인들의 고백은 역사적인 예수를 외면하는가? 과연 초기 기독교인들 특히 사복음서를 기록한 기독교인들의 삶의 자리가 역사적 예수를 고백된 예수로 변형시키면서 역사적 예수를 왜곡시켜 복음서를 완성했는가? 마태와 누가가 Q 자료를 자신들의 복음서의 하나의 자료로 가져온 이유는 무엇인가?

2. Q 자료가 마치 실재로 존재하는 복음서로서 사복음서가 소개하는 예수의 부활사건과 기적 이야기들과는 달리 예수의 순수 말씀만을 강조한 복음서(?)라고 주장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예수의 말씀이 부활이나 기적보다 더욱 중요하다고 주장한다면,  이미 복음서로 존재하는 도마복음이 오히려 우리에게 관심의 대상이 되야 하지 않을까? 도마복음은 예수의 죽음과 부활을 전혀 언급하지 않는다. 114개의 예수의 어룩으로만 복음서를 꽉 채웠다. 더구나 도마복음의 시작은 더욱 도발적이다: “누구든지 비밀의 말씀을 해석하는 자가 영원한 생명, 즉 구원을 받는다”고 한다. 사복음서나 바울서신에 드러난 구원의 개념은 예수의 죽음과 부활을 믿는 것이다. 그러나 도마복음의 구원의 개념은 그것과 다르다. 하지만 그 누구도 도마복음이 가장 오래된 예수의 어록이라고 주장하지 않는다. Q 문서가 마태와 누가가 사용한 자료임에는 틀림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Q가 최초의 예수어록이라면 왜 마가는 Q자료를 전혀 언급하지 않는가? 대표적인 비평적 성서주석 시리즈인 Hermeneia에 James M. Robinson, Paul Hoffmann, 그리고 John S. Kloppenborg 세 학자는 The Critical Editio of Q 라는 제목으로 Q 에 대한 주석을 하였다. 이 주석서는 Q 자료를 마태와 누가사이에 배치해 놓고 Q가 자료이지 존재하는 복음서가 아님을 보여준다. 그러므로 Q 복음서라는 단어 사용은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 한 예로 Q 3장 8절 을 참고하라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으라. 너 자신이 아브라함의 자손이라고 생각하지 마라. 내가 너희에게 말하는데, 하나님은 능히 돌들로도 아브함의 자손이 되게 하시리라”).

다시 심포지움의 주제로 돌아가자. 심포지움의 주제는 “큐 복음서와 한국교회”라는 주제로 한국교회가 살아있는 예수의 말씀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주장하였다. 안타까운 사실은 Q를 너무 강조한 나머지 사복음서의 예수의 말씀은 마치 죽은 것처럼 왜곡하고 있다. 여기서 민중신학자 김명수 교수가 읽는 Q 에 대해 언급할 필요가 있다. 김명수 교수는 심포지움에서 “Q는 예수의 삶과 가르침에 더 큰 의미를 두었다”고 말하였다. 즉, Q 자료가 역설하는 예수의 말씀은 예수의 삶과 떨어져 생각할 수 없다는 것이다. 예수 자신이 민중으로서 민중과 함께 일구는 “하나님 나라의 메시지”가 바로 예수의 말씀인데, 심포지움은 이러한 차원의 예수의 말씀에 대한 토론을 전개하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김용옥 교수가 중심이된 심포지움이어서 그런지도 모른다. 김용옥 교수는 심포지움에서 Q자료가 어떻게 한국교회를 갱신하는 대안적 예수의 말씀인지 설명하지 않는다. 김용옥 교수는 살아있는 예수의 말씀을 주장하면서, 16세기의 종교개혁자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강조한 것을 예로 들었다. 종교개혁자들의 말씀에 대한 강조는 로마카톨릭이 행위를 강조한 것에 대한 개혁이라는 구체적 역사적 정황에서 나온 것인데, 그렇다면 오늘날 한국교회의 어떤 구체적 역사적 상황이 Q 자료를 요구하고 있는가? 심포지움에서 채수일 교수도 이와 비슷한 문제점을 지적하였다. 

예수의 삶과 가르침 (말씀)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역사적 예수의 삶이란 로마제국의 지배 아래 살았던 예수의 삶을 말하고 있는 것이라고 본다. 즉 로마제국의 지배 아래서 선포한 예수의 말씀이 오늘날 한국교회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물어야만 한다. Ohmy News 이인배 기자는 “도올 한국교회라는 호수에 돌을 던지다!”라는 제목으로 심포지움을 소개하면서 “도올이 신학자들의 대상이었던 Q 복음서를 일반대중에게 소개하였다” 고 지적한다. 그리고 심포지움을 도올의 책 “Q 복음서” 출판기념회로 평가하였다. 김용옥 교수의 책을 읽어 보지 않아서 책의 내용과 목적을 알수 없지만, 만일 이 책에서 김 교수가 예수의 어록에 대한 한국적 상황에서의 역사적 적용과 이해가 없다면, 이 책은 단지 외국책 번역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